이제 입사 2년 차이다. 입사했을 때부터 부서 사람들한테 가장 많이 듣는 말이 ‘지겨워’였다. 깊이 있는 업무이기보다 단순 반복적이고 양이 많은 업무를 하고 있다. 입사 후 1년 동안은 그래도 계속해서 배우고 새로운 업무를 해보고 민원응대 스킬도 늘어가는 재미가 있었다. 그러다가 민원대에 오면서 일 태기가 절정에 달했다. 부서에 막내로서 민원대에 있으니까 선배들이 자기 할 일이 많기 때문에 민원업무까지 도와주지 않는다. 민원인들은 정말 다양하다. 큰 민원이 발생되는 케이스는 몇 개가 안되는데 이것을 똑같이 말해도 받아들이는 사람들은 천차만별이다. 그냥 수긍하는 사람부터 이해할 수 없다는 사람과 정부를 비판하는 소리를 몇십 분 동안 늘어놓는 사람까지 다양하다. 물론 대처를 잘하면 초장에 끝나는 사람들도 있지만 안 가는 사람은 안 간다. 그리고 나도 아직 모르는 게 많다 보니까 민원인이 요청하는 대로 해주는 타입이다. 이건 해줄 수 없다고 딱 잘라서 말할 때도 있어야 하는데 아직 어디까지 해줘야 하고 어디까지 해주면 안 되는지 파악이 안 된다. 아무튼 지겹다. 차라리 민원응대보다 서류가 많으면 빨리빨리 칠 수 있는데 민원응대를 하다 보니까 서류처리도 느려진다. 전화해서 확인해야 할 것들이 계속해서 남아있게 된다. 차라리 더 지겹다고 내뱉고 인정하면 나을 수도 있다. 지겨워 지겨워! 더 외쳐보자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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